Frankfurt Luxe Guide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갔다. 핑크빛 조명이 드리워진 클럽에서 스타 셰프의 코스 요리를 맛보고 명품 와이너리로 달려가 퍼스트 클래스의 물방울을 마셨다. 이제, 이 도시의 쾌락을 즐기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생애 첫 해외여행 당시, 내 운은 대통령 당선자만큼이나 좋았던 게 분명하다. 다급히 구입한 런던행 비행기표였는데 오버 부킹이 됐고 비즈니스 클래스로 승격되는 행운을 안았다. 내 생애 첫 3코스를 기내에서 맛보게 될 줄이야! ‘기내용 비빔밥은 어떻게 비벼야 할까?’를 상상하는 것만도 가슴이 벅찼는데, 새하얀 식탁보 위에 비프스테이크와 레드 와인, 감미로운 고디바 초콜릿까지 놓인 만찬을 받고 보니 감개가 무량했다. 첫 여행에 대한 설렘 때문인지 아니면 레드 와인이 낳은 흥분 때문인지, 나는 가는 내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기장에 뭔가를 끼적거렸다.
10년이 훌쩍 지나 이번엔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의 비행기에 올랐고, 여기는 퍼스트 클래스다. 승무원은 조금 전 내 앞에 우아한 3단 트레이를 올려놓았다. 오르되브르hors d’oeuvre, 즉 전채 요리다. 정확한 재료와 조리법을 확인하기 위해 메뉴판을 펼쳤다. 1층은 야자순과 민트, 레몬을 곁들인 킹프라운 콩피, 2층은 튀긴 메추리 가슴살과 타이샐러드, 3층은 캐슈너트와 칠리를 얹은 자몽 샐러드였다. 프렌치와 타이의 레시피를 넘나드는, 현재 세계의 컨템퍼러리 다이닝 신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앙상블이 아닌가. 셰프의 프로필이 궁금했다.
“마티아스와 토마스 셰링이에요. 베를린 출신의 쌍둥이 셰프죠. 독일 볼크스부르크의 아쿠아Aqua, 로마 힐튼 호텔의 라 페르골라La Pergola 같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 커리어를 쌓았답니다. 지금은 방콕 르부아 앳 스테이트 타워Lebua At State Tower에 위치한 메자루나Mezzaluna의 셰프로 일하고 있죠. 한마디로 대단한 사람들이죠.”
메자루나라면 방콕 최고의 루프톱 레스토랑이자,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의 크루그 룸 e Krug Room과 함께 아시아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바로 그곳? 입을 떡 벌린 내게 ‘이 정도쯤이야’라는 듯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이 남자는 루프트한자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내식 담당자인 토마스 브로크나우어 Thomas Brockenauer. 스타 셰프 표 기내식을 선보이는 ‘스타 셰프 프로그램’ 을 총괄하는데, 이를 위해 서울 힐튼 호텔의 박효남 총주방장을 영입, 한국- 독일 간 기내식 수준을 한껏 업그레이드시킨 인물이다. 그는 작년 10월 루프트한자에서 주최한 기내식 공모전의 심사를 위해 서울을 찾았다. 총 9명의 본선 진출자 중 ‘김치말이를 곁들인 두부선’을 선보인 송도 쉐라톤 워커힐의 채승민 셰프에게 예비 스타 셰프의 자격을 주었다. 그리고 스타 셰프 프로그램 이야말로 ‘퍼스트 클래스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특권’이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더랬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나는 마티아스&토마스 셰링의 퍼스트 클래스 메인 디시를 맛보게 된 것이다. 오이스터 소스를 머금은 미디엄 레어의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여기에 기내에선 좀 더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낸다는 부르고뉴 와인을 곁들였다. 순결한 로젠탈 디시 위에 담긴 스테이크는 따뜻하고 촉촉했다. 그 부드러운 살결을 한 조각 입에 담고 나니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감에 내 모든 감각이 집중됐다. 토마스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 삭막하게만 여겨졌던 비행시간은 훌륭한 기내식 덕택에 최고의 여정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스타 셰프를 만나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가장 바쁘기로 손꼽히는 공항이다. 이 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첫째, 독일이나 유럽의 다른 도시로 환승하는 이들이거나 둘째, 출장이나 박람회 참가차 프랑크푸르트를 찾은 비즈니스 여행자들이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다. 공항에서 나와 차를 타고 15분만 달리면 도심으로 접어든다. 비죽비죽 하늘 높이 솟아 오른 건물들이시야를 가득 메운다. 독일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없는 ‘마천루 숲’은 프랑크푸르트 이미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가 유럽에 기대하는 ‘로맨틱한 고도古都’와는 거리가 먼 풍경. 게다가 아시아나 미국의 대도시만큼 충분히 모던하지도 않아 보인다. 몇몇 가이드북과 소개 자료는 프랑 크푸르트를 ‘독일의 맨해튼’이라 말하는데, 그건 맨해튼의 휘황찬란한 도시적 면모를 닮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순전히 ‘은행’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을 비롯해 프랑크푸르트의 마천루들은 대부분 은행 건물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독 일 도시에 비해 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가 감돈다. ‘실용적이고 검소한 독일인’이 아니라 시크한 슈트 차림의 ‘차도남’, ‘차도녀’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국제적 기업과 은행이 모인 비즈니스의 중심지다 보니 이 도시의 취향 은 남다르다. 특히 미식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작센하우젠Sachsenhausen 지구로 달려갔다. “슈바인학세Schweinshaxe와 아펠바인 Apfelwein!” 프랑크푸르트를 아는 사람이라면 자동적으로 외쳤을 것이다. 슈바인학세는 이른바 돼지 족발 튀김이며, 아펠바인은 사과 와인이다. 많은 여행자들이 작센하우젠에서 이 둘을 맛보는 것을 프랑크푸르트 여행의 중요한 숙제처럼 여긴다. 하지만 틀렸다. 일단 슈바인학세는 바이에른 전통 음식이지 프랑크푸르트의 별미는 아니다. 명물인 아펠바인을 맛볼 수 있는 작센하우젠의 몇몇 레스토랑이 슈바인학세를 맛있게 잘해 둘이 한 세트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슈바이처 거리Schwizer Str.에 위치한 아돌프 바그너Adolf Wagner가 대표적이다. 이곳의 슈바인학세는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놀라울 정도로 보드랍다. 진짜 프랑크푸르트의 향토 요리를 찾는다면 허브 소스인 그뤼네 조세 Grüne Soße를 주문해야 한다. 괴테도 즐겨 먹었다는 이 소스는 파슬리, 수영 (산시금치), 오이풀 등 7가지에 이르는 녹색 채소를 다진 뒤 여기에 생크림과 겨자, 소금과 후춧가루 등을 넣고 섞는다. 삶은 달걀과 감자에 곁들여 먹는데 향긋한 풀냄새와 부드러운 생크림, 고소한 감자가 잘 어우러진다.
어쨌든 내가 도착한 곳은 아돌프 바그너가 아닌 같은 거리 초입에 위치한 로이닝어Lohninger였다. 현재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젊고 크리에이티브하며 미남이기까지 한 스타 셰프 마리오 로이닝어Mario Lohninger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마리오는 오스트리아 티롤Tirol 출신으로 베이커인 할아버지, 셰프인 아버지 아래서 걸음마보다 빵 반죽을 먼저 익혔다는 모태 셰프다. 그는 티롤과 뮌헨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요리의 기초를 닦은 후 뉴욕의 데이비드 불리David Bouley, LA의 볼프강 퍽Wolfgang Puck, 파리의 기 사보이Guy Savoy 같은 월드 클래스 스타 셰프를 만나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던 데이비드 불리를 만나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빈Wien 스타일 레스토랑을 선보였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뉴욕 타임스>의 격찬 아래 단숨에 미슐랭 2스타를 얻었고 빌 클린턴, 타이의 제1 공주와 같은 명사들이 단골 손님을 자청한다.
그런 그가 컴백을 결심하며 빈도, 뮌헨도 아닌 프랑크푸르트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한 이유 가 궁금했다. “프랑크푸르트는 코즈모폴리턴의 도시예요. 오늘은 뉴욕, 내일은 도쿄를 여행하는 프랑크푸르터들은 독일이 아닌 세계의 맛과 라이프스타일을 원해요. 이런 곳에서라면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죠.”
프랑크푸르트에는 그의 레스토랑이 3개나 있다. 컨템퍼러리 오스트리안을 선보이는 로이닝 어와 세계적인 DJ 스벤 배쓰Sven Väth와 함께 오픈한 모던 퀴진 레스토랑 실크Silk 그리고 마이크로Micro다. 그중에서도 그의 무한 도전 정신이 가장 돋보이는 곳은 실크로, 마리오는 우리를 그곳으로 초대했다. 실크는 프랑크푸르트 최고의 클럽인 코쿤 Cocoon 옆에 위치한 ‘베드 레스토랑’이다. 베드 레스토랑이라니, 익숙지 않은 카테고리에 의문의 말풍선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감히 스타 셰프의 음식 을 드러누워 맞이해도 될까? 라운지 클럽 분위기라면 핑거푸드를 먹나? 드레스 코드는 가부좌가 가능한 복장으로?’
신발을 벗고 푹신한 소파 베드에 몸을 던졌다. 핑크빛 조명 아래 세련된 라운지 음악을 즐기고 있자니 청량한 샴페인과 팝콘을 내온다. ‘웬 팝콘?’ 하며 입에 넣었는데 신선한 내음의 버터와 톡 쏘는 커리 향, 부드러우면서도 바삭 거리는 식감에 화들짝 놀랐다. “직접 시즈닝해서 튀긴 팝콘이에요. 양념과 소스, 스낵, 심지어 식기까지 직접 만들어요. 어느 하나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레시피를 고민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샴페인과 팝콘이 짜릿하게 혀끝의 감각을 돋우고 나니 13가지 코스 요리가 차례로 등장했다. 가볍게 구워 매실 소스를 얹은 타마치(새끼 방어), 헤이즐넛 쿠키와 푸아그라, 애플 퓌레의 하모니, 미소와 생강으로 마리네이드해 구운 대구, 프랑스 남부 페리고드Perigord산 트뤼프를 올린 붉은 새우살 요리 등 익숙한 식재료와 낯익은 요리법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새롭게 느껴졌다. 고급 식재료와 고도의 기술, 예술적 수준의 창조력까지, 감탄에 감탄을 쏟아내며 밤이 깊어지도록 미식의 신세계에서 헤어나 지 못했다.
퍼스트 클래스의 물방울을 마시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슈타이겐베르거 프랑크푸르터 호프Steigenberger Frankfurter Hof다. 자고로 그 지역이나 도시명에 ‘호프hof ’를 붙인 이름의 호텔은그곳을 대표하는 수준높고 유서깊은 호텔일 공산이 크다. 독일어로 ‘호프’는 ‘안마당 또는 안마당이 있는 건물’, ‘농장’ 그리고 ‘궁전’ 등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는데, 슈타이겐베르거 프랑크푸르터 호프엔 궁전까진 아니더라도 ‘왕족이나 귀족이 머물던 성’ 정도의 칭호는 붙여줘야겠다. 130년 역사를 지닌 이 호텔은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가장 격조 있고 우아한 호텔로 손꼽힌다. 클래식한 침실은 물론 눈부신 대리석과 샹들리에로 장식된 로비, 중후한 오크우 드와 블랙 가죽 소파가 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가의 바’, 19세기 파리의 화려한 살롱을 연상케 하는 미슐랭 1스타의 ‘레스토랑 프랑셰’ 등 시간의 깊이가 주는 감동이 느껴진다. 최근 몇년간은 주메이라호텔같은 국제적 체인 호텔과 더퓨어, 루머스 등 감각적인 디자인 호텔이 문을 열며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또한 찬성한다. 다양한 면모의 호텔이 좀 더 다채로운 여행자들을프랑크푸르트에 데려올 테니까. 슈타이겐베르거 프랑크푸르터 호프를 고른 결정적 이유가 있는데, 바로 뛰어난 위치다. 관광, 쇼핑, 미식, 나이트 라이프 등을 호텔주변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쇼핑스트리트인 자일 거리Zeil Str.와 명품 브랜드가 모여 있는 괴테 거리Göthe Str., 제1 관광 스폿인 뢰머 광장Römerberg과 괴테의 생가, 마인 강변과 작센하우젠, 프랑크푸르트 최고의 야경을 볼 수 있는 마인 타워Main Tower 등이 모두 걸어서 5~10분 거리다. 산책도 할겸, 호텔에서 받은 지도를 따라 걸으며 3시간 만에 웬만한 볼거리를 모두 둘러보고 나니, 남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난감했다. 하릴없이 로비를 오가던 내게 호텔 컨시어지 데스크 직원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프랑크푸 르트 교외로 반나절 여행을 떠나는 건 어때요? 비즈니스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은 라인가우Rheingau의 와이너리 투어랍니다.”
독일에는 와인 산지가 여럿 있는데, 라인가우는 독일 최고급 와인을 만들어 내는지역이다. 특히 독일의 대표 와인 품종이라고 할 수 있는 리슬링의 경우 라인가우 것을 최고로 친다. 반나절짜리 와인투어에 가장 적당한 도시는 뤼데스하임Rüdesheim이다. 총 51제곱킬로미터의 아담한 마을은 중세 시대에서 멈춰버린 듯한 신비로운 풍경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빼앗는다. 마을 주변으로는 싱그러운 포도밭이 끝도없이 펼쳐지고, 이를 따라 라인 강이 흐르고 있다.
뤼데스하임까지 가는 쉬운 방법이 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빨간색 지 방선을타면 1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리무진 서비스를 선택했다. 기차를 타는 여정도 낭만적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닿기 어려운 명품 와이너리들이 많은 데다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 펼쳐진 와이너리를 드라이브하는 기분이 더욱 운치있기 때문이다. 라인 강변을 따라 40분 쯤 달리니 뤼데스하임이 나타났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뤼데스하임 언덕 정상의 전망대에 들러야 한다. 자전거를 빌려 하이킹을 할 수도 있고 노르딕 워킹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케이블 카를 타고 정상인 니더발트Niederwald에 오르면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거친 숲과 그 아래 펼쳐진 향기로운 포도밭, 빵을 굽는지 하얀 연기를 폴폴 뿜어 내는 아기자기한 가옥들, 라인 강 위로 유영하는 유람선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지금까지 70개에 이르는 독일 도시를 여행했는데, 이 풍경은 열 손가락안에 꼽는 ‘베스트 신’ 중 하나다.
바지런히 언덕을 내려오면 마을 골목골목에서 와이너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와인슈투베(winestube, 독일식 와인 바)를 만날 수 있다. 뤼데스하임에서 가장 으뜸으로 손꼽히는 와이너리는 게오르그브로이어Georgbreuer다. 와이너리에서 와인 생산 과정을 직접 둘러보고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데 만약 음식과의 마리아주까지 만끽하고 싶다면 게오르그브로이어에서 운영하는 뤼데스하임 최고의 호텔 뤼데스하이머 슐로스Rüdesheimer Schloss로 향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라인가우의 명물은 ‘리슬링’이라는 것. 그렇다고 ‘화이트 와인=생선 요리’라는 룰을 떠올리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이용 부위, 조리 방법, 소스나 양념에 따라신선한 화이트 와인과 찰떡 궁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뤼데스하임의 리슬링이다. 지역을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또 하나 있다. 티타임이다.이 지역 위스키인 아즈바흐Asbach와 달콤한 생크림을 넣은 뤼데스하임 커피에, 케이크를 곁들이는 독특한 티 테이블은 와이너리 산책 후 쭉 빠져 버린 에너지를 단박에 보충해 준다. 혹자는 홍삼 진액보다 더 강한 효능을 느꼈다고 할 정도니 믿어도 좋다.
뤼데스하임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 길, 또 하나의 와이너리에 들렀다. 독일 최고의 명품 와인으로 사랑받는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Schloss Johannisberg를 만나기 위해서다. 900년 역 사의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의 와인은 세계적으로 그 명성이 높아 고급 와인 숍이나 와인 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늦게 수확해 달콤한 맛을 지 니는 슈패트레제Spätlese가 특히 유명하다. 디저트 와인인 아이스와인과는 달리 달콤하지만 산도 또한 높아 담백한 채소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슈패트레제까지 혀에 담고 다시 돌아오자 프랑크푸르트가 좀 더 달콤 해 보였다. 마인 타워에 올라 바라보는 프랑크푸르트의 야경은 생각보다 근사했다. 와인 때문만은 아니다. 이 도시의 쾌락을 즐기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