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11월 말부터 베를리너들은 분주해진다. 베를린에만 무려 60개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때문이다. 각 동네마다 열리는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 외에도 서로 다른 국적, ‘디자인’ ‘패션’ ‘아트’ ‘난민과의 나눔’ 등차별화된 테마를 가진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달력을 빼곡히채운다. 베를린의 클래식한 크리스마스 마켓을 살펴보고 싶다면 서쪽의 샤를로텐부르크 궁전, 미테의 잔다르멘 광장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향한다. 또 크리에이터들의도시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고 싶다면 특색 있는 문화 행사가 열리는 홀츠마르크트 25, 알아베 베를린RAW Berlin, 스트리트 푸드를 부흥시킨 시장인 마르크트 할레 노인 등을 찾는다. 쇼핑에 주력할 목적이라면 12월 16일과17일에 열리는 디자인 크리스마스 마켓 ‘홀리 쉿 쇼핑’을 비롯, 좋아하는 디자이너 및 상점이 팝업으로 여는 행사가 있는지 페이스북을 통해 살펴본다.
2 드레스덴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 동부 작센 주의 주도인 드레스덴(Dresden)에서 찾을 수 있다. 드레스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중세 후기인 1434년, 구시가의알트마르크트 광장에서 처음 열렸다. 찾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중앙역을 나서면 맞은 편으로 이어지는 프라거 거리(Prager Str)를 따라 십분 쯤 걸으면 되는데, 이 거리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조성되어 있다. 알트마르크트에 당도하면바로크, 고딕, 르네상스,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마주하게 된다. 드레스덴은 ‘엘베 강의 피렌체’로불릴 만큼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도시니까. 드넓은 광장에 가득 찬 가판대 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크리스마스 케이크인 ‘슈톨렌’이다.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드레스데너 슈톨렌’을 공수한다. 여러 베이커리 와 브랜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로부터 금장 마크를 단 ‘드레스데너 슈톨렌(Dresdner Stollen)’을 최고로 친다.
뮌헨(München)에서 일주일을 오롯이 보낸다면 크리스마스 마켓을 따라 각기 다른 개성의 동네들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시장은 구시가의 중심인 마리엔플라츠의 크리스트킨들마르크트다. 네오고딕양식의 신시청사앞에서부터 구시가의 입구인 칼스플라츠까지 이어지며 전통적인 먹거리, 크리스마스 장식품과 기념품, 선물 아이템그리고 관광객으로 가득하다. 대학가인 슈바빙으로 향하면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찾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 뮌흐너프라이하이트 역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젊은 아티스트, 디자이너, 공예가들이 자신의 재능과 솜씨를 담은 물건들을 선보인다. 저녁 시간대에는 라이브 공연도 준비된다. 여기서 멀지 않은 영국 정원의 차이니스 타워도 들러 본다. 규모는 작지만 은은한 등불을 드리운 차이니즈 타워 주변으로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한층 알록달록한 컬러로 꾸민가판대, 회전목마, 볼링과 아이스 컬링이 합해진 스포츠 아이스슈톡쉬센 등의 놀거리 등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연인들의 찾기에 좋다. 동성애자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마켓도 있다. 유서 깊은 게이 지구인 젠들링어 토어 역 근처의 핑크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디제이 뮤닉’이 매일 밤 흥겨운 음악을튼다.
뉘른베르크(Nürnberg)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드레스덴, 뮌헨과 함께 독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3대 크리스마스마켓 중 하나다. 외국인의 눈엔 어떤 것이 전통 그대로의 모습인지 알 도리가 없지만, 중세의 낭만을 품은 구시가(비록제 2차 세계대전 후 허물어진 것을 복원한 것일지라도) 향긋한 허브로 맛을 낸 뉘른베르크 소시지, 뉘른베르크가 속한프랑켄 지방에서 탄생했다는 독일식 진저브래드 ‘립쿠흔(Lebkuchen)’만으로도 찾을 이유가 충분하다. 드레스덴에‘드레스데너 슈톨렌’이 있다면 뉘른베르크에는 ‘립쿠흔 슈미트(Lebkuchen Schmidt)’가 있다. 그 중에서도 밀가루를최대한 줄이고 견과류로 속을 꽉 채운 최상급 립쿠흔을 ‘엘리젠립쿠흔’이라고 하며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독일의 관문인 프랑크푸르트(Frankfurt). 별다른 볼거리, 놀거리는 없지만 국제 공항을 위치한 탓에 전세계 여행자들이프랑크푸르트를 들른다. 대표적인 관광지가 뢰머 광장인데, 이곳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발 디딜 틈이 없을 붐빈다. 수많은 인파에 예쁜 인증샷 한 장 남기기도 어렵지만독일의 금용 도시답게 화려하게 꾸민 광장과 시장 풍경, 크리스마스 장신구 등이 크리스마스 무드를 만끽하게 한다.
6 슈바르츠발트
그림 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기억하는가. 헨젤과그레텔이 길을 잃고 마녀와 맞닥뜨렸던 숲은 독일 남서부의슈 바르츠발트(Schwarzwald), 즉 ‘검은 숲’을 모티브로 했다. 그 검은 숲에 무시무시한 마녀가 아닌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장소는 슈바르츠발트의 중심인 티티제에서 차로 약 9.5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라벤나 협곡(Ravenna Gorge) 아래다. 여기엔 티티제로 향하는 기차가달리는 거대한 수도교가 있고 그 아래 40여 개의 아담한 오두막이 늘어서 명성 높은 슈바르츠발트 햄, 독일 전통 증류주인 슈납스, 뻐꾸기 시계 등 지역 특산물과 먹거리 등을 판매한다. 검은 숲이 아닌, 흰 눈이 소복이 내린 하얀 숲의 풍광과 해가 진 후 협곡을 밝히는 은은한 조명 쇼가 더없이 로맨틱하다.
바드퇼츠(Bad Tölz)는 뮌헨 근교의 유명한 스파 타운이다. 뮌헨에서 알프스를 바라보며 남쪽으로 약 50킬로미터를 달리면 만날 수 있다. 고작 30제곱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지만 겨울이면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스파 리조트는 물론 눈길을 사로잡는 바로크 풍 건물들, 그 중심에 길게 늘어서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때문이다. 이곳을 찾는다면 알프스의 청정한 농장과 목장에서 만든 고품질 햄과 치즈 및 유제품을 챙겨와야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을 마친 후 이자 강을 따라 산책을 즐기는것도 잊지 말 것.
베를린에서 북쪽을 향해 곧바로 올라가다 보면 발트해와 연안 도시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뽐내는로스토크(Rostock)는 독일 최대의 크루즈 여객선이 정박하는 항구도시다. 중세 중기 북해와 발트해 연안의 도시들이결성한 한자 동맹에 가입한 도시 중 하나로, 그 당시에 지은전형적인 다홍색 벽돌 건물, 고딕 양식의 건축물들이 북유럽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즈음이면 로스토크의 구시가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먹거리와 각종 물건들을 파는 가판대는 물론이고 다양한 놀이기구까지 거리 곳곳을 채운다. 게다가 북부의 전통을 보여주는 연극, 워크숍 등의 행사들이 마련되어 있어 로컬은 물론이고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