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도심에서 Sbahn을 타고 약 30분쯤 달리면 만날 수 있는 반제Wannsee. 그리고 <더트래블러>매거진에도 소개했던 티어가르텐Tiergarten. 가을의 마지막날, 내가 참 좋아하는 베를린의 풍경을 담고 싶었다.
바다 대신, 반 호수
베를린엔 슈프레 강만 있는 게 아니다. 하펠 강도 있다. 반제는 베를린 남서부 슈티글리츠-첼렌도르프 지역의 하펠강에 면한 호수(제See는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다. 총 2.7제곱킬로미터 면적에 그로서(큰) 반제, 클라인(작은) 반제가 있다. 이곳은 베를린에서 ‘호수욕’을 하기 좋은 곳으로 100년 넘게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여기엔 ‘호수욕장’인 슈트란트바드 반제Strandbad Wannsee가 있다. 3만 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35만5000 스퀘어미터의 규모, 1275 미터 길이, 80 미터 너비의 넉넉한 모래사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북부 발틱해에서 볼 수 있는 바스켓 스타일의 비치 체어가 놓여져 있어 해변을 찾은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슈트란트바 반제에 가려면 S반 베를린-반제 역이 아닌 ‘니콜라스제Nikolassee’ 역에 내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는게, 슈트란트바 반제는 9월말 폐장하기 때문이다. 베를린-반제 역에서 여정을 시작할 경우 하펠강을 가로지르는 배를 탈수 있는 초입을 빼곤, 한참을 걸어야 호수를 만날 수 있단 점을 명심할 것. 즉 초반엔 호숫가 산책이 아닌 삼림욕을 하게 될 것이다. 반제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반제테라센Wannseeterrassen에서부터 호수를 마주할 수 있으니 뱃놀이를 즐길게 아니라면 니콜라스제 역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베를린 천사가 있는 곳, 지게스조일레
베를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빔 벤더스 감독의 1987년 작 <베를린 천사의 시Der Himmel über Berlin>다. 포스터에서 주인공인 천사 다니엘이 인간 세상을 짠하게 내려다보던 곳이 바로 이곳, 베를린 전승 기념탑일 지게스조일레Segessäule다. 베를린 전승기념탑은 베를린 도심 서쪽에 드넓게 펼쳐진 티어가르텐 중앙부에 우뚝 솟아 있다. 67미터의 석조 탑으로 탑의 꼭대기에는 금색의 승리의 여신 빅토리아가 서있고 그녀의 발 아래에는 베를린 시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