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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a Homme+] 크리에이티브한 베를린에선 요즘 뭘 마시지?

베그 비어(Wegbier), 독일어로 ‘길맥’이 자연스러운 베를린. 하지만 베를린에는 맥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요즘은 젊은 사업가들이 만든 개성 있는 리커들이 눈길을 끈다. 전통적인 맥주 강국의 수도 베를린이 젊은 크래프트 리커 크리에이터들에 의해 변화하고 있다. 남성지 <아레나 옴므 +> 10월호에 소개한 베를린의 술에 관한 이야기다.

필립 바흐뮐러의 진 저 베를린

베를린 프렌츨라우어베르크는 중심가인 미테의 북동쪽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과거 동독 지역으로 통일 후 독일은 물론 전 세계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 버려진 건물을 찾아 밤새 파티를 벌이던 곳이었다. 그랬던 젊은이들이 세월이 흘러 안정적인 직장을 찾고 가정을 이루며 이곳은 소위 ‘여피를 위한 동네’로 탈바꿈했다. 서브컬처의 현장이 넘실대던 카페와 갤러리, 클럽 등은 문을 닫고 고급 레스토랑, 유기농 마켓 및 식료품점과 리빙 숍, 아동용품점 등이 들어섰다.

그는 최근 ‘구르메 스피릿의 대표’라는 새로운 직함을 내밀었다. 파트너인 주조가 피터 미나레흐와 함께 크리에이티브한 진 브랜드 ‘진 저 베를린(Gin Ger Berlin)’을 만들면서다. 진 저 베를린은 런던 드라이 진을 베이스로 은은한 생강 향, 베를린의 푸른 숲을 연상시키는 솔 향을 담은 독특한 진이다.

“파트너를 만나 콘셉트를 정하고 완성품을 만들기까지 일 년이 조금 넘게 걸렸어요. 원하는 맛과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공정에 꽤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죠.”

그는 독일의 전통적인 부자 도시 뒤셀도르프 출신이지만 베를리너가 되기를 자처했다. 미식 관련 사업을 하기엔 베를린이 최고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베를린은 갖가지 아이디어가 넘치는 젊은 사업가, 재능 있는 창작자, 크리에이티브한 산업에 호의적인 도시 정책 등 삼박자를 고루 갖췄죠. 한 가지 더, 이곳에는 그 어떤 독일 도시보다 새로운 문물에 개방적인 사람들이 살아요. 글로벌한 환경도 한몫하고요.”

베를린에 크래프트 리커 붐이 분 것은 2010년대 초반이다. 음식을 비롯해 문화 전반에 ‘로컬’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고 스타트업 회사들이 베를린으로 몰려들 때였다. 유럽 최고의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도시이다 보니 주류 시장이 성장했고 그만의 개성과 철학을 중시하는 베를리너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레시피와 스토리의 술들이 속속 탄생했다.

“게다가 장인 정신에 충실한 독일인이잖아요. 파트너인 피터는 젊지만 집안 대대로 양조장을 운영해왔어요. 포장만 번지르르한 힙스터 술로 인식되고 싶지 않아요. 같은 생각을 가진 훌륭한 생산자들이 많아요.”

구르메 스피릿

최근 필립 바흐 뮐러는 콜비츠 거리의 구르메 가라지를 정리하고 리큐르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다양한 맛의 프리미엄 진은 물론 리큐르도 만든다. 그는 베를린 서쪽 도심 속 숲인 그뤼네발트에 구르메 스피릿 테이스팅 룸을 운영한다. 구르메 스피릿에서 제조하는 진과 이 진으로 만든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그룹으로 신청 가능하다.

WEB

Arena Homme + 2018. October issue.
Writer & Photographer | Dahee Seo
Editor | Kyungjin Lee
Arena 1810 MI 02 1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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