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로맨틱 가도‘에 대해 들은 바 있을 것이다. 로맨틱 가도는 과거 로마인들이 이탈리아로 향하기 위해 만든 길이었다. 그래서 인지, 가는 길에 마주하는 작은 도시들이 하나같이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로맨틱가도는 바이에른 주를 관통한다. 즉 바이에른 주에는 여행을 떠나고픈 주옥같은 소도시들이 많다. 이런 곳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면? 그래서 찾아가본 크리스마스 마켓 중 세 곳을 골랐다. 올해 두어 곳을 더 가볼 맘으로 지금, 뮌헨에 왔다.
뮌헨 |클래식한 도시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시장들
뮌헨(München)에서 일주일을 오롯이 보낸다면 크리스마스 마켓을 따라 각기 다른 개성의 동네들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시장은 구시가의 중심에서 열리는 크리스트킨들마르크트Christkindlmarkt다. 네오고딕양식의 신시청사 앞에서부터 구시가의 입구인 칼스플라츠까지 이어지며 전통적인 먹거리, 크리스마스 장식품과 기념품, 선물 아이템 그리고 관광객으로 가득하다. 대학가인 슈바빙으로 향하면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찾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 뮌흐너프라이하이트 역Münchner freiheit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젊은 아티스트, 디자이너, 공예가들이 자신의 재능과 솜씨를 담은 물건들을 선보인다. 저녁 시간대에는 라이브 공연도 준비된다. 여기서 멀지 않은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의 차이니스 타워도 들러 본다. 규모는 작지만 은은한 등불을 드리운 차이니즈 타워 주변으로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한층 알록달록한 컬러로 꾸민 가판대, 회전목마, 볼링과 아이스 컬링이 합해진 스포츠 아이스슈톡쉬센Eisstockschießen 등의 놀거리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연인들이 찾기에 좋다. 동성애자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마켓도 있다. 유서 깊은 게이 지구인 젠들링어 토어Sendlinger Tor 역 근처의 핑크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디제이 뮤닉’이 매일 밤 흥겨운 음악을 튼다.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전통을 이끈 먹거리
뉘른베르크Nuremberg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드레스덴, 뮌헨과 함께 독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3대 크리스마스마켓 중 하나다. 외국인의 눈엔 어떤 것이 전통 그대로의 모습인지 알 도리가 없지만, 중세의 낭만을 품은 구시가(비록제 2차 세계대전 후 허물어진 것을 복원한 것일지라도) 향긋한 허브로 맛을 낸 뉘른베르크 소시지, 뉘른베르크가 속한프랑켄 지방에서 탄생했다는 독일식 진저브래드 ‘립쿠흔Lebkuchen’만으로도 찾을 이유가 충분하다. 드레스덴에‘드레스데너 슈톨렌’이 있다면 뉘른베르크에는 ‘립쿠흔 슈미트Lebkuchen Schmidt’가 있다. 그 중에서도 밀가루를 최대한 줄이고 견과류로 속을 꽉 채운 최상급 립쿠흔을 ‘엘리젠립쿠흔Elisenlebkuchen’이라고 하며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바드퇼츠 | 알프스 목장에서 가져온 먹거리
바드퇼츠Bad Tölz는 뮌헨 근교의 유명한 스파 타운이다. 뮌헨에서 알프스를 바라보며 남쪽으로 약 50킬로미터를 달리면 만날 수 있다. 고작 30제곱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지만 겨울이면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스파 리조트는 물론 눈길을 사로잡는 바로크 풍 건물들, 그 중심에 길게 늘어서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다면 알프스의 청정한 농장과 목장에서 만든 고품질 햄과 치즈 및 유제품을 챙겨와야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을 마친 후 이자 강을 따라 산책을 즐기는 것 또한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