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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lesse] Now and Future, after ITB Berlin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 2019’에서 발견한 전자 제품 트렌드. 가까운 미래, 우리 삶을 더 똑똑하고 편리하게 바꿔줄 기술 혁신의 산물을 한발 앞서 만났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 미셸 트루아그로(Michel Troisgros)가 냉장고 앞에 섰다. 냉장고 안에 보관한 식자재의 신선 도를 확인하고 셰프의 취향에 맞는 요리를 추천한다. 셰프는 냉장고 가 제안한 식자재를 선택해 요리를 하고, 손이 부족하면 로봇 셰프를 호출한다.주방한쪽에달린로봇팔이셰프의요청에따라반죽을 하고 양념을 찾아 더한다. 요리 중 연기나 냄새가 피어오르면 공기청 정 로봇이 스스로 작동하고, 요리가 끝나면 로봇 청소기에 지시를 내 려바닥을깨끗이정리한다.그과정을SNS라이브방송에담는10 대 소녀와 공상과학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을 현실에서 맞닥뜨린 70 대 노인의 놀란 표정이 교차한다. 환영하든, 부정하든 곧 다가올 미 래 주방의 모습. 올해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에서 만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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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가전 및 IT 박람회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를린 국제 가전박람회(International Funk Ausstellung, IFA) 2019가 지난 9월 6일 부터 11일까지 열렸다. 50여 개국, 1985개 업체가 참여해 전 세계 가전·전자 제품의 최신 트렌드와 신제품, 신기술 등을 총망라했다.

이번 IFA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초연결 사회’다. 인터넷과 통신 기술 등 의 발달로 인간과 인간은 물론 사물끼리도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 는 시대.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5G 통신이 있다.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은 지난 몇년 간 화두가 된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이다. 이를 가장 혁신적으로 구현해낸 브랜드가 반갑게도 삼성전자와 LG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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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약 3800평 규모의 단독 전시부스 ‘시티큐브 베를린’에 ‘삼성타운’을 조성했다. 삼성타운 중앙은 6 개의 라이프스타일 존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AI 플랫폼인 빅스비,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싱스’와 다양한 가전 제품 및 기기를 연동해 ‘커넥티드 리빙’의 모범 답안을 보여줬다. 앞서 소개한 삼성 주방 이 일례로, 고도의 AI 기술을 접목한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곳곳에 설치한 공기 질 센서를 확인해 실내 공기를 관리하는 삼성봇에어, 공간 인지센서로 실내 구석구석 청소하는 삼성봇클린의 조합을 통해 좀더 똑똑하고 편리한 삶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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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또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주거 공간 ‘씽큐 홈’을 선보였다. 실제 생활공간 같은 거실과 주방, 홈오피스, 홈시네마, 스타일링 룸과 세탁 라운지 등을 연출했다. 그중에서도 LG전자가 공들인 ‘음성 제어’ 기술을 결합한 제품이 눈에 띄었다. 홈 시네마의 ‘엑스 붐 AI 씽큐’ 스피커에 “시네마 모드 시작”하고 말하면 ‘LG 시네빔 레이저 4K’가 자동으로 켜진다. 또 블라인드가 내려가고 조명이 어두워지는 등 영화를 보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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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ele

독일의 대표 브랜드 밀레, 보쉬, 지멘스 또한 기술력을 뽐냈다. 밀레는 빌트인 주방 가전인 제네레이션 7000의 모든 제품을 밀레앳모바일(Miele@ mobile)이라는 밀레 전용 스마트폰 앱으로 연결하고 작동할 수 있는데, 최근 다양한 앱 서비스를 여럿 추가했다. 그중 ‘믹스 앤 매치(Mix & Match)’는 신제품 ‘제네레이션 7000 콤비네이션 스팀오븐’과 연동, 집에 있는 식자재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한 요리를 제안한다. 밀레 제품은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90%를 자랑하는 아마존 알렉사를 공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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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ch
보쉬와 지멘스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돋보였다. 보쉬는 동작 버 튼 딱 하나만 달린 세탁기를 출시했다. 나머지는 스마트폰 앱의 몫이 다. 세탁기 문에 센서가 달려 있어 앱을 구동하고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지멘스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소통하는 ‘인텔리전트 드라이’ 시스템을 갖춘 iQ800 모델을 자신 있게 선보였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무선 랜으로 연결돼 있어 세탁기가 세탁물 정보(어떤 세탁 프 로그램을 썼는지)를 건조기에 전달, 건조기는 이에 맞는 건조 시간과 방식을 스스로 분석하고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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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사회는 5G의 등장으로 가속화된다. 5G는 LTE에 비해 40배 빠르고 처리 용량은 100배 많다. 5G를 장착함으로써 3기가바이트 영화를 1초 만에 내려받고 자율주행 자동차를 탈 기회가 앞당겨진다. 또 사물인터넷을 통해 이전에 1km 반경 내 10만대를 연결했다면 5G로는 100만 대를 연결할 수 있다. 이른바 ‘초능력 시대’가 열린 만큼 전 세계가 5G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업계 최초로 상용화된 5G 스마트폰을 공개해 다시 한번 이목을 끌었다. 듀얼 스크린을 탑재한 LG전자의 ‘V50S 씽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만나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했을 정도. 특히 갤럭시 폴드는 혁신적 스크린 기술까지 아우르는 제품이다. 펼치면 7.3인치, 접으면 4.6인치가 되는 갤럭시 폴드는 기존보다 약 50% 얇아진 새로운 복합 플리머 소재의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힌지를 개발해 부드럽게 접고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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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폴드와 함께 LG전자의 롤러블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도 화제가 되었다. 대세인 8K TV에서도 최상위 화질을 갖춘 데다 감쪽같이 돌돌 말렸다 펴지기까지 하니, 비현실적 풍경에 관람객은 탄성을 자아냈다. OLED TV의 무한한 미래를 확인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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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기술력과 함께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 또한 중요한 키워드다. 자신만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충족시킬 디자인과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국내에 선보인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가 IFA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LG전자는 이탈리아의 산업 디자이너 스테파노 조반노니가 참여한 LG 오브제로 자기만의 생활, 공간의 기능성과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소비 자를 위한 가전 디자인을 제시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소형 가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소니는 장소의 제약없이 서라운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360 RA(360 Reality Audio)’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엑스페리아1 스마트폰과 헤드폰 WH-1000XM3 관련 앱을 연결하면 나의 청각 특징을 분석해 최적화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필립스의 ‘스마트 쉐이버 7000’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 한 면도기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피부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셰이빙모션을 이용할 수있다.

세상은 점점 살기 좋게 변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엔 기술혁신을 이룬 가전제품이 함께한다.

Noblesse Korea 2019. November issue.
Editor | Jaeyeon Lee
Writer | Dahee Seo
Photographer | Dahee Seo,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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