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 Culture News

독일 영화보는 화요일

여러번 소개했듯, 2019년은 베를린 장벽붕괴 30주년을 맞는 해다. 이를 성대하게 축하하고자 베를린 시 곳곳 ‘경계’ ‘분단’ ‘화합’ 등을 테마로 한 흥미로운 전시, 행사가 그득하다.

독일어가 꽤 유창한 편이라면 ‘디인스탁스키노Dienstagskino ’ 즉 화요 영화를 체크해보자. 화요일 마다 1981년부터 1991년까지 제작된, 분단과 통일 당시 사회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다. 베를린 시립미술관인 그로피우스 바우 맞은 편, 베를린 의회 건물 Abgeordnetenhaus of Berlin에서 진행된다.

지난 주에 상영된 ‘슈페르뮬’은 1990년 구동독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다. 주인공인 엔리코는 ‘대형쓰레기(구글번역에 의하면)’라는 이름의 4인조 밴드를 결성한 젊은 뮤지션. 그의 어머니 에리카는 분단 시절 서베를린 출신의 남자와 재혼해 서베를린으로 떠나지만 아들은 동베를린에 남는다. 우리네 상식으론 사뭇 놀라운 설정, 아니 실제 상황이다. 영화는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의 변화를 담담히 보여준다.

(앞으로 이 영화를 볼 사람도 있을테니 스포일러는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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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페르뮬의 한 장면. Fotograf (C) Heiko Koinzer

흥미로웠던 장면을 하나 꼽자면, 동독의 두 청년이 동서독이 개방된 후 ‘닥터 마틴’을 샀다며 즐거워 하던 모습이다. 당시 동독 젊은이들에게 ‘닥터 마틴’과 ‘펑크 음악’은 서독 문화 및 트렌드의 상징이었던게다.
“북한의 청춘들은 국경이 개방되면 가장 먼저 뭘 갖고 싶을까?” 함께 영화를 본 동독 출신의 친구에게 물었더니 “S사 모바일폰?” 하고 대답한다. 궁금하다. 과거 동서독의 상황과는 달리 우린 너무도 북한의 실상을 모르니까.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1990년 동서 베를린 경계를 이루던 슈프레 강이 개방된 풍경이다. 노먼포스터가 재단장한 국회의사당 앞 슈프레 강변을 걷다 보면 흰색 나무 십자가를 만나게 된다. 이는 강을 건너 동베를린 혹은 서베를린으로 탈출하려던 이들이 죽음을 당한 것을 기리는 것이다. 대부분 1961–1965년 사이에 벌어졌고 총 13명이 희생됐다. 에리카는 남편과 함께 유람선 위에서 샴페인으로 축배를 든다. 오늘의 슈프레 강 위엔 5분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유람선이 평화로이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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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회 상영이 남았다. 무료 상영인데다 흔히 볼수 없는 영화라 일찍 좌석이 차므로 30분 정도 여유를 가지고 미리 찾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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