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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장벽 너머, 베를린을 여행하는 법 (2) 찾아야 할 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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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pius Bau

Walking Through Walls 지금 우리의 벽에 대하여
1989년 11월 9일. 냉전 시대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하지만 여전히 무수한 장벽이 존재한다. 국가간 분쟁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종교와 문화, 인종과 계급, 성과 세대 간에서도 찾을 수 있다. 큐레이터 샘 바르다울리(Sam Bardaouil)와 틸 펠리스(Till Fellrath)는 28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현실에 존재하는 장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워킹 스루 월즈>는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베를린 시가 기획한 전시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전시가 열리는 곳은 베를린 시립미술관 중 하나인 그로피우스바우(Gropius Bau). 창 밖으로 베를린 장벽의 잔해와 나치 집권 시대의 기록을 모아 놓은 야외 전시관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Topography of Terror)’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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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pius B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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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pius Bau

가능하다면 반나절 시간을 내어 네오 르네상스 양식이 돋보이는 우아한 미술관 2층(현지 1층)을 천천히 산책 해보길 바라다. 브라질 출신의 아티스트 호세 베카라(José Bechara)는 촘촘히 배치한 50개 테이블 사이에 2개의 의자를 끼워놓고 틈과 거리의 개념을 되짚어 보게 한다. 덴마크의 예술가인 미하엘 크비움(Michael Kvium)은 3미터 너비의 대작을 걸었다. 작품 속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과 고무 보트에 몸을 실은 난민들의 모습이 극명히 대비된다. 런던에서 활동중인 아티스트 스마다르 드레퓌스(Smadar Dreyfus)는 칠흑같은 암실에 멀티 채널 사운드 및 비디오를 설치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국경에서 녹음한 것으로, 어머니와 아이들의 목소리가 거리를 두고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다. 그 외에도 사진, 영화, 조각, 퍼포먼스 등을 통해 물리적, 은유적으로 생성된 벽과 이들이 미치는 영향,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체험하게 된다.

DATE 2020년 1월 19일까지
ADD Niederkirchnerstraße 7, 10963 Berlin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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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BERLIN © Stadtmuseum Berlin

Ost-Berlin 동베를린의 조각
우리나라 역사와 비교하면, 고작 45년이다. 그동안 동베를린 지역엔 사회주의식 집단 주택이 우르르 들어섰고 비장한 표정과 몸짓의 동상들이 곳곳에 생겨났다. 8차선 대로인 ‘칼 막스 알레(Karl-Marx-Allee)를 따라 걷다 보면 스탈린 건축 양식의 정수로 불리는 ‘웨딩 케이크 스타일’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서쪽과 확연히 다른 풍경에 살아온 동쪽 사람들의 삶은 어땠을까? 미테에 위치한 에프라임 궁 박물관(Ephraim Palace Museum)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특별전으로 기획된 <오스트 베를린-수도의 반쪽 Ost-Berlin. Die halbe Hauptstadt >은 동독의 정치적 상황을 다루는 일반적인 전시와는 달리 동베를린의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한다. 시대는 1960년부터 1989년 사이. 총 3층 규모에 걸쳐 구동독의 수도로서 ‘어번 리빙’의 모델이었던 동베를린의 삶의 풍경이 담겨져 있다. 1980년도에 제작된 동베를린의 도시 모형을 비롯해 만남의 광장이었던 알렉산더플라츠, 오랜 역사의 로컬 펍 메츠거 에케(Metzer Eck), 최초 놀이공원이었던 슈프레파크 등을 둘러보며 동베를린의 생활상과 문화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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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BERLIN © Stadtmuseum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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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BERLIN © Stadtmuseum Berlin

OST-BERLIN © Stadtmuseum Berlin
DATE 11월까지
ADD Poststraße 16, 10178 Berlin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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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neties Berlin

Nineties Berlin 90년대 베를린의 기억 
독일이 통일을 이룬 것은 1990년. 통일 직후 베를린엔 무한한 기회가 널려있었다. 폐쇄되고 버려진 동독의 건물들엔 전 세계에서 찾아온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공간을 점거해 아틀리에와 무대를 만들고 가지각색의 공연과 불법 테크노 파티가 열렸다. 2014년에 발간된 책 <베를린 원더랜드>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베를린 ‘야생의 시대’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나인티즈 베를린> 전을 통해 당시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도시로 떠오른 베를린을 멀티미디어로 만날 수 있다. 깜깜한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 전체에 에너지가 넘치는 파티의 도시, 정치적 허브, 자유의 상징 90년대 베를린을 관통하는 장면들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베를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파티 문화다. 베를린에서 테크노 음악과 서브컬처가 태동했고, 유럽에서 가장 길고 오랜 역사를 가진 뮤직 페스티벌이자 테크노 퍼레이드인 ‘러브 퍼레이드’가 탄생했다. <나인티즈 베를린>은 러브 퍼레이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설립자의 인터뷰는 물론 중간에 마련된 뮤직룸에서 1989년부터 2012년까지 매 해의 명곡들을 들어볼 수 있다. 또 90년대 베를린을 간증하는 다양한 인터뷰 영상 또한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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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neties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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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neties Berlin

DATE 12월 29일까지
ADD molkenmarkt 2, 10179 Berlin
WEB nineties.berli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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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 gallery

No photos on the dance floor 도시는 춤춘다
테크노 음악과 클럽 문화의 중요성은 C/O 갤러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 C/O 갤러리는 베를린 서쪽에 위치한 수준 높은 사진 전문 갤러리다. 갤러리 앞, 붉은 조명 아래, 반라가 된 클러버의 목을 클로즈업한 포스터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독일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볼프강 틸만의 사진이다. 그는 1988년 클럽의 모습을 담은 추상 사진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는 “클럽은 거대한 추상 기계”라고 표현하며 자욱이 뿜어내는 스모그 안에서 불빛과 천장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포토스 온 더 댄스 플로어No photos on the dance floor>는 1989년부터 현재까지 베를린 클럽신의 역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전이다. 볼프강 틸만 외에도 카밀 블레이크(Camille Blake), 벤 드 빌 (Ben de Biel), 살바토레 디 그레고리오(Salvatore Di Gregorio) 등 25여명의 사진가와 포토 스튜디오가 참여했다. 그중 베를린의 전설적 클럽 베르크하인의 바운서 스벤 마르콰르트Sven Marquardt도 포함됐다. 클럽 문화를 통해 동과 서베를린의 젊은이들이 소통하고 창조적 도시로 거듭났다는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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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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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 gallery

DATE 11월 30일까지
ADD Hardenbergstrasse 22–24, 10623 Berlin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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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2019 November issue.
Writer & Photographer | Dahee Seo
Photo Credit | Gropius Bau, Nineties Berlin, Ost Berlin, C/O gallery, Wolfgang Tillmans, Sven Vath
Editor | Mar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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