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 Kitchen

독일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맛봐야 할 먹거리 6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 성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마켓

12 한달, 춥고 어두운 겨울이지만 독일은 여행객들로 북적댄다. 화려한 불빛과 장식으로 치장한 크리스마스 마켓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독일 전역 곳곳 크리스마스 마켓인바이나흐츠마르크트Weihnachtsmarkt’ 들어선다

특히 베를린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기기 위해 더없이 알찬 도시다. 독일의 수도답게 베를린에만 60여개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문을 연다. 게다가 보통 23, 24일이면 문을 닫는 다른 도시의 크리스마스마켓과는 달리 젠다르멘마르크트Gendarmenmarkt, 알렉산더플라츠Alexanderplatz, 샤를로텐부르크 Schloss Charlottenburg, 포츠다머플라츠Potsdamerplatz 등은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다. 연말까지 베를린에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시장 구경엔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사실 난 크리스마스 마켓에 먹고 마시러 간다. 매년 기다려서 찾는 ‘맛집 가판대’가 있을 정도. 그래서 소개해 보는 크리스마스 마켓 먹거리는 다음과 같다.


지글지글 그륀콜 익어가는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돈다.

 

1. 그륀콜 Grünkohl
그륀콜은 케일을 뜻하면서 동시에 케일을 잘게 다져 햄이나 소세지, 감자 등을 넣고 끓인 음식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가장 흔히 볼수 있는 메뉴인데, 사실 이때만 먹을 있는제철 음식이라 챙겨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륀콜은 ‘크나커Knacker’라는 소세지와 함께 먹는다. 크나커는 독일 북부에서 흔히 먹는 소세지의 종류다. 크나커를 보면 국내의 ‘에센뽀득’이 생각난다. 에센뽀득은 독어로 ‘먹다’란 뜻의 ‘에센 Essen’(동명의 음식 잡지도 있다) 과 + 탄력넘치는 질감을 표현하는 부사 ‘뽀득’을 합친 이름이다. 크나커는 ‘부서지다’ ‘갈라지다’를 뜻하는 단어 ‘knacken’에서 왔는데, 어미인 ‘크낙’은 우리의 ‘바삭바삭’처럼 크리스피한 음식을 먹을때 나는 소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즉 크나커는 탱탱한 소세지를 씹을때 느껴지는 소리를 따 만든 이름이다.
그륀콜을 먹을 때면 맛은 조금 다르지만 졸아든 우거지국을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제철인 그륀콜은 비타민, 미네랄, 루테인 등을 다량 함유해 겨울에 챙겨 먹어야 하는 음식이다.

브랏부어스트 굽는 풍경

 

2. 브랏부어스트 Bratwurst
크리스마스 마켓 아니라 독일의 장터에 가면 언제나 만날 있는 음식. ‘굽다라는 뜻의브랏Brat’ 소세지를 뜻하는부어스트Wurst’ 합친 그대로, 구운 소세지다. 일반적으로는 길쭉하고 두툼하고 튀링어Thüringer 흔한데 고장만의 특색을 지닌 소세지, 레시피로 만든 것도 있으니 이를 찾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함부르크 시청사 앞에서 맛본 최애 브랏부어스트
구불구불 다듬어지지 않은 바삭한 빵에 맛도 두께도 질감도 좋은 부어스트의 찰떡 조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뉘른베르거프랑켄 지방 뉘른베르크의 소세지로 자우어크라우트까지 곁들여 느끼함까지 잡았다.

 

뮌헨 근교 프라우엔인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맛본 보스나Bosna부어스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식의 부어스트. 뮌헨과 잘츠부르크의 가까운 거리를 느낄 수 있다. 볶은 양파, 머스터드를 곁들여 먹는다.

 

3. 카르토펠 Kartoffel
카르토펠은 감자다. 독일의 감자는 맛있다. 그래서 감자 요리를 시키면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다. 구운 감자요리인 브랏카르토펠른Bratkartoffeln, 감자 튀김인 포메스Pommes, 감자 부침개인 카르토펠푸퍼Kartoffelpuffer 등은 남녀노소 국적불문 두루 사랑받는 메뉴다.

 

쾰른에서 맛본 카르토펠푸퍼. 라이베쿠헨Reibekuchen이라고도 한다. 

 

소세지와 양파, 파프리카, 파 등을 넣고 구운 브랏카르토펠은 우리의 ‘쏘야’를 연상케한다.

 

4. Feuerlachs 포이어락스
연어 직화구이다. 플람락스Flammlachs라고도 한다. 평소에 쉽게 만날 없어 크리스마스 마켓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음식이다. 포이어락스는 핀란드 음식인 로이물로히Loimulohi. 베를린에선 샤를로텐부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맛볼 있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 불에 익은 연어 필레, 여기에 핀란드식 글뤼바인인 글뢰기Göggi 한잔! 소확행을 음미하는 순간이다.

참고로 독일에선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거위 혹은 생선을 먹는다. 생선 중엔 연어가 인기 있다. 핀란드, 노르웨이 등 싱싱한 북유럽 연어를 공수할 수 있어서다.

 

샤를로텐부르크 성에서 만나는 포이어락스와 글뢰기

 

5. 아우스터 Auster
아우스터는 굴이다. 이곳에선 프랑스 , 네덜란드 굴을 먹는다. 굴엔 화이트와인 혹은 샴페인이 짝이다. 신선한 굴에 레몬즙 살짝 뿌려 호로록 입안에 머금으면 그리운 바다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베를린에선 젠다르멘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이굴샴명소로 알려져 있다.

 

쾰른 라인 강변에서 맛보는 신선한 해산물.
우아한 분위기의 베를린 젠다르멘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굴샴 명소로 유명하다.

 

6. 플람브롯 Flammbrot
플람은불꽃 뜻한다. 프람브롯은 화덕에서 구운 빵이다. 커다란 화덕을 직접 가져와 빵을 직접 굽는다. 김이 솔솔 나는 구운 위에 사워크림 혹은 치즈를 얹고 슈펙과 양파, 감자, 등을 올려 먹는다. 납작한 피자 모양으로 구운 것은 플람쿠흔Flammkuchen이라고 한다.

플람브롯을 좋아해 매년 찾는 단골집이 있을 정도다. 베를린 프렌츨라우어베르크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있다. 오펜프리쉬 딘넬레Ofenfrische Dinnele로, 독일 남부 슈바벤 지방의 플람쿠흔을 판다. 딘넬레는 일반 플람쿠흔보다는 작고 쫄깃한 식감이 느껴지도록 두툼한 빵이 매력적이다.

 

드레스덴에서 맛본 구워낸 플람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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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푸르트 베니게마르크트(Wenigemarkt)에서 맛본 수제 빵. 눈 앞에서 직접 반죽해 화덕에 굽는다.

쿨투어브라우어라이의 딘넬레. 치즈와 감자, 슈펙을 얹은 루스티카
쾰른에서 먹은 얇고 바삭한 도우의 알자스식 플람쿠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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