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맞아, 뉴 가족에게 건네는 별별 여행지를 소개하는 칼럼에 나의 선택.
PET MILY | 뮌헨
긴긴 비행 시간만 버텨준다면, 보호자도 반려견도 행복한 뮌헨으로 떠날 것이다. 독일은 인권뿐만 아니라 견권 또한 보장해주는 나라다. 그중에서도 뮌헨은 도시 곳곳 풍요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고, 1시간 30분 정도만 차로 달리면 아름다운 알프스가 펼쳐진다. 반려견들이 신나게 냄새를 맡고 뛰놀 수 있는 공간들로 가득하다. 또 펫 프랜들리 호텔은 물론 함께 입장할 수 있는 상점, 식당과 카페, 비어 가든이 수두룩해 반려견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단, 매너 교육은 필수다.
가족보다 나은 찐친 | 문경 & 안동
휴식이 필요할 때. 평온한 전원 풍경에 맛있는 술 한잔, 이를 함께 즐길 친구가 있다면 충분하지 않나. 경북의 입소문 난 술도가인 문경 두술도가에서 문경의 쌀과 오미자로 빚은 막걸리를, 안동 맹개술도가에선 500년 만에 되살렸다는 안동 밀소주를 맛보자. 트랙터나 배를 타고 닿을 수 있는 맹개술도가에는 펜션이 마련되어 있어 고소한 통밀 향기가 솔솔 풍기는 밀밭을 배경으로 하룻밤 쉬어갈 수 있다.
헤어졌지만 |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혼자 여행을 곧잘 하는 편이지만, 물에 들어갈 때만큼은 의지가 되는 짝꿍이 필요하다. 형형색색의 열대어들과 함께 유영하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지만, 큰 구름이 몰려와 갑자기 바닷속이 어두워지거나 성질 고약한 물고기를 만날 때 오싹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하루 종일 노니는 것만큼은 찰떡이었던 옛 연인. 호주 북동해안에 펼쳐진 세계 최대의 산호초인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는 다이버들의 로망 여행지다. 최근 최남단 환초 섬인 ‘레이디 앨리엇’에서 무지갯빛 망토 문어가 발견됐다니, 여행을 떠날 때다.
결혼은 안 했습니다만 | 세이셸
결혼은 하지 않았어도 모처럼 은둔의 낙원에서 로맨틱하고 싶으니까. 세이셸은 115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관문인 마헤섬보다는 태초의 자연, 기네스북에 오른 절경을 품은 프랄린섬, 라디그섬에서 시간을 보내보기를.
부부 부부 | 시칠리아
부부 부부 혹은 커플커플 총 4인이 뭉친다는 건, 합심해서 제대로 먹어보겠다는 거다. 이탈리아 최남단의 시칠리아섬은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을 연결해주는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다. 차를 빌려 한 바퀴를 돌면 뜨거운 태양과 눈부신 바다, 활기찬 어시장이 자리한 항구, 최고급 올리브 오일을 만들어내는 농장, 싱그러운 올리브 나무, ‘돈나푸가타’와 ‘플라네타’ 같은 와인 명가 등을 알차게 만날 수 있다.
MELTING POT | 호놀룰루
하와이의 주도. 전 세계의 힘들고 지친 영혼들이 모여 머리에 꽃을 달고, 꽃무늬 셔츠를 입고 위안을 나누는 곳. 명불허전인 와이키키 해변도 좋지만 로컬들이 섞인 동네에서 휴식, 쇼핑, 미식까지 두루 섭렵하고자 옆 동네인 알라모아나에 자리를 잡는다. 멜팅팟의 면모는 음식에서 빛을 발하는데,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에 위치한 슈퍼마켓 푸드랜드 팜, 돈키호테의 식품 코너 등 다국적 문화가 섞인 하와이의 테이크아웃 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투게더 | 강릉
커피 거리로 불리는 강릉 안목 해변이 ‘배리어 프리’, 즉 약자 혹은 장애인을 위한 열린 여행지로 꼽혔다. 사실 그보다는 씨마크 호텔의 한옥동 호안재 때문에 골랐다. 우아한 한옥 객실, 창밖으로 울창한 소나무와 푸른 바다가 펼쳐지니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자연을 흠뻑 흡수할 수 있다.
내 멋대로 정의하는 뉴 가족 | 베를린
가족’이라 정의할 만큼 친해도 취향이 같진 않다. 베를린은 지적 호기심, 예술적 감성, 미식(이라 쓰지만 대체로 ‘술’), 자연 탐험, 쇼핑, 나이트 라이프 등 각기 다른 욕망을 고루 채워주는 도시다. 게다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 다소 착한 물가는 더 많은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행사가 많은 베를린이기에 베를린 여행은 주말을 끼워서 잡는다. 목요일 남쪽의 시장에서 열리는 ‘스트리트 푸드 서스데이’를 비롯해 갤러리 오프닝, 클럽 파티, 벼룩시장 등을 놓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