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다. 중앙역에서 나와 호텔로 걸어가는데 슬리브리스 너머 맨살이 지글지글 구워지는 느낌이었다. 눈앞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던 이 상황은 십여 년 전 스페인 그라나다를 여행할 때 본 적이 있다. 이럴 땐 물가도, 그늘 아래도 소용없다. 에어컨디셔닝이 되는 모던 건물의 카페나 바, 쇼핑몰에 가야한다.
원래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룻밤을 묶고 다음 출장지인 카셀로 넘어가려 했는데, 무리다 싶었다. 전날 땡볕 아래 와이너리 언덕길을 올랐던 건 무지한 일이었다. 얼른 ‘프랑크푸르트 호텔 with 에어컨디셔닝’을 검색했고, 후다닥 프랑크푸르트 메세 지역 모텔원(Motel One)의 객실을 예약했다.
다음 주에도 폭염 예보가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더위는 베를린과 또 다르다. 시원한 알트바우*에 살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프랑크푸르트를 여행 중인데 방에 에어컨이 없다면 다음을 확인할 것.
* 알트바우 Altbau : 1950년대 이전에 지어진 집으로, 벽이 두꺼워 단열이 잘된다고 알려져 있음.
모던한 대형 건물, 호텔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나 카페, 바를 찾는다. 공원 너머 보이는 금융가 은행 건물들을 노려라. 열심히 돈 버는 건물들이 작업 및 휴식 환경에 박할 리가 없다.
규모가 꽤 큰 프렌차이즈 식당이나 카페. Peter Panne(햄버거), 스타벅스 같은 곳. 이럴 땐 자본주의의 맛이 필요하다.
중간중간 휴식 공간이 있는 대형몰. 메세 지역 스카이라인플라자에 가니 소파에 앉아 업무 보는 사람들 꽤 있더라. 충전시설도 잘 되어 있거든.
오래된 기종 말고 새로운 전철, 트램, 버스를 타라.
이걸론 안되겠다면 모텔원처럼 에어컨디셔닝이 빵빵한 호텔에서 하룻밤 피서를 떠난다. (독일 여행에 알아두면 좋은 모텔원 소개는 따로 하겠다)